[리뷰] 칼리굴라 기타

판매 : 프류
개발 : 아쿠리아

엔딩까지 플레이 타임 22시간

스토리
쥬브나일 RPG를 베이스로 보컬로이드를 비롯한 일본의 넷문화 및 현대병리나 사회적 현상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설정상 주인공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이 '형식상' 학생이라는 신분을 취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 학교를 배경으로 한 일상적인 묘사는 전무함. 따라서 요근래의 페르소나(3,4)나 이마이 슈호의 쥬브나일 전기 시리즈와 같은 분위기를 바라고 플레이한다면 기대와는 다를 가능성이 크니 참고 바랍니다.

스토리 자체는 오소독스한 이야기로 나쁘진 않습니다만 스토리 전개 과정에서 완급조절 없이 오스티나토의 악사, 즉 보스와 대결하는 구도가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볼륨이 적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늘어지는 인상이 강합니다.
사건과 사건 사이에 메인 테마와 떨어진 이야기도 곁들여 자연스럽게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성을 보완하고 군데 군데 복선을 넣어줬더라면 시나리오의 완성도도 높아지고 메인 테마의 설득력이 높아졌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편.

[10년 전에는 도나도나, 카고메카고메 같은 단순한 곡을 부르게 하던게 고작이던 보컬로이드 문화가
직접 게임에 사용되거나 소재가 될 정도로 지반을 다진 걸 보고 있으면 세월 가는 건 빠르구나 싶네요]


게임성
전투 방식은 심볼 엔카운트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탐색-전투 간의 전환이 심레스. 또 적극적으로 콤보를 짜는 전략적인 전투 방식은 매우 흥미로움.
콤보를 미리 확인해 볼 수 있을 뿐더러 콤보 간에 딜레이를 주는 게 가능하여 공중 콤보, 다운 콤보를 쉽게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등, 콤보를 연결하는 RPG는 지금까지도 종종 있었으나 칼리굴라의 전투 시스템은 지금까지 나온 것 중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투시 카메라워킹 등 연출면에서는 굉장히 엉성한 편이라 콤보를 보는 재미가 떨어질 뿐더러 프레임저하가 빈번하므로 콤보를 스타일리쉬하게 짜더라도 제대로 감상하기는 힘든 편입니다.

레벨디자인은 문제가 많은 편으로 대부분 건물 안에서 전투가 벌어집니다만 가뜩이나 좁은 맵에 몹의 밀도가 과하게 높을 뿐더러 리스폰 간격이 짧기 때문에 아무리 전투시스템이 재미있어도 몇번 하고 나면 전투에 실증이 날 정도.
또 맵 상의 강적과 조우할 경우 도망칠 수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이 게임은 레벨 보정이 굉장히 강한 편이므로 레벨이 플레이어보다 10레벨 정도만 높아도 쓰러뜨릴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운 나쁘게 마주치는 건 곧 게임 오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보스전, 중간보스전 같은 스토리 상의 강적이라면 몰라도 필드상에서 우연히 조우하게 되는 (메인 스토리 라인의 보스 보다 강한)강적에게서 도망칠 수 없게 한 제작진의 의도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시스템
1.03 패치로 대부분 수정되었다고는 하나 게임이 정지, 진행불가, 강제종료되는 버그나 세이브 파일이 파괴되는 버그, 아이템이나 스킬이 사라지는 버그, 올린 친밀도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버그 등 심각한 수준의 버그가 존재하며 로딩 또한 에리어 로딩이 긴 편으로 맵 이동을 자주 해야하는 게임 특성상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됩니다.

UI 의 경우에도 2, 3세대 뒤쳐진 디자인으로
이벤트 스킵 불가능
동료 교체를 일일이 입구까지 돌아가서 한 명 한 명 바꿔줘야 할 필요가 있음
전투시 스킬을 선택 후 바꾸려면 버튼을 몇번씩이나 눌러 취소 후 다시 선택해야 함
NPC와의 친밀도로 얻은 패시브 스킬 장착할 때 스킬을 찾기 불편함
등등 최근 게임들의 편리한 시스템에 적응해 있다 이 게임을 잡게 되면 많이 답답한 편.

이 외에 칼리굴라 만의 고유한 시스템으로 500명이 넘는 NPC와 친분을 쌓고 고민을 들어주면서 NPC를 동료로 삼을 수도 있고 유용한 패시브 스킬을 얻을 수 있는 '인과계보'란 시스템이 있습니다만 페르소나의 커뮤 시스템에 물만 타서 양만 불린 것 같은 내용으로, 500명이 넘는 엑스트라 하나 하나에 고유한 프로필 설정되어 있는 등 개발진의 의욕은 높게 사겠지만 친밀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계속 말을 걸거나 파티원 영입에서 전투를 반복하는 단순 작업이 필요한데 아무리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도 그걸 500명 분량을 할 생각만 하면...
숫자가 적었거나 친밀도 올리기가 간단했다면 평가는 달라졌을텐데 지금 현재로는 유저편의성을 고려하지 않고 플레이 타임을 벌기 위해 작업만 던져준 꼴로 좋게 평가하기 힘듭니다.


사운드
(가상의)보컬로이드를 소재로 한 게임이니만큼 전투 시에 흐르는 BGM은 전부 실존하는 보컬로이드P들이 모여서 만든 곡으로 개성을 게임 속에서 십분 발휘하고 있습니다.
특히 맵 탐색시에는 보컬이 없는 가라오케 버젼 BGM이 흐르다가 전투가 시작되면 보컬이 자연스럽게 페이드인 하는 연출은 매우 인상적.
가사 또한 오스티나토의 악사의 성격이나 배경이 반영되어 있는 등 노래 자체가 스토리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노래 자체는 좋아도 똑같은 곡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듣게 되기 때문에 막상 보스전에 들어가는 시점에서는 그 곡이 질리는 경우가 대부분.
시도 자체는 평가할 만합니다만 페이스 배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부분이었습니다.



총평
일부 흥미로운 아이디어나 재미있는 요소는 있으나 게임 전반적으로 엉성한 부분이 눈에 띄는 전형적인 B급 게임.
매번 이런 게임을 플레이 할 때마다 드는 생각입니다만 발매 전에 좀 더 테스트 플레이를 거쳐 문제점이나 스트레스 요인을 수정하고 발매했더라면 평가가 크게 달라졌을텐데 이런 것까지 포함해서 제작사의 역량인 거겠죠.

프류는 매번 아이디어는 주목할 만해도 게임 본연의 재미가 없는 물건을 내는 회사란 인상이 강했습니다만 이번 작은 취향만 맞는다면 (시스템 면에서 스트레스는 많이 받을 지라도)즐겁게 할 수 있을 정도는 되니 관심 있으신 분은 사전에 영상 등의 정보를 확인한 뒤 구입을 고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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